블렌딩이란?
최초의 블렌딩 커피는 모카-자바로 알려져 있는데 인도네시아 커피와 예멘 또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혼합하여 모카커피의 과일향과 꽃향이 나는 신맛과 자바의 강한 바디가 조화를 이루는 커피가 탄생하였습니다. 블렌딩이란 이처럼 단종 커피의 단조로움을 탈피하여 두 가지 이상의 특성이 서로 다른 커피를 혼합하여 새로운 맛과 향을 창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통상 한 종류의 커피만을 사용하면 커피의 모든 속성을 다 가지고 있기 어려우므로 느낌이 약할 수 밖에 없으며 반면에 블렌딩 커피는 다양한 속성을 가지고 있어 훨씬 풍부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만일 싱글 오리진 커피가 신맛을 가졌다고 하면 그 맛이 사라지면 다른 맛을 느낄 수 없지만 여러 가지 맛이 나는 블렌딩 커피는 신맛이 사라지면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보다 다양한 맛을 오래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블렌딩을 잘 하기 위해서는 원산지별 커피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또한 일괄된 로스팅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커피 블렌딩이야말로 커피의 여러 분야 중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판단됩니다.
블렌딩을 하는 이유
1. 새로운 맛과 향을 창조
단종 커피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특성을 창조하기 위함으로 블렌딩은 기법(tool)이 아니라 예술(art)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차별화된 커피를 만들기 위해
특정한 커피숍이나 커피 체인점만이 특징적인 커피를 개발함으로써 다른 숍이나 회사와 차별성을 부여해 고객에게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3. 원가 절감을 위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커피를 혼합하거나 고가의 커피를 성격이 유사한 커피로 대체 사용함으로써 제조 원가의 평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블렌딩 방법
블렌딩 방법은 꼭 원산지만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커피라도 로스팅 정고가 다르거나 또는 가공 방법이 상이하는 등 특성이 다른 커피를 혼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1. 원산지가 서로 다른 커피 블렌딩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원산지가 서로 달라 그 맛과 향의 특성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로 새로운 맛을 창조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동일 국가라 하더라도 지역이 다른 경우도 포함됩니다.
예) 브라질 Santos + 콜롬비아 Supremo
에티오피아 Sidamo + 에티오피아 Harrar
2. 로스팅 정도가 서로 다른 커피 블렌딩
한가지 생두를 로스팅 정도를 달리하여 블렌딩 하는 방법인데 로스팅 정도를 8단계로 분류했을 때 3단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 City roast + French roast (O)
Medium roast + French roast (X)
3. 가동 방법이 서로 다른 커피의 블렌딩
커피는 가공 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상이하므로 이를 이용한 블렌딩 방법입니다.
예) 브라질 Washed + 브라질 Natural
4. 품종이 서로 다른 커피의 블렌딩
품종이 서로 다른 커피릘 조합하여 블렌딩 하는 방법입니다.
예) 브라질 Burbon + 파푸아 뉴기니 Typica
블렌딩 과정
1. 블렌딩 목표 설정
어떤 커피를 만들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즉 드립용 커피인지 아니면 에스프레소용 커피인지 정해야 하는데 드립용 커피도 신맛이 더 지속되고 향이 좋은 커피인지 아니면 단맛이 많이 느껴지며 바디가 강해 여운이 길게 가는 커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라 하더라도 내용이 다를 수 있는데 에스프레소로 마시는 경우 신맛과 향이 살아 있어야 하고 베리에이션용의 경우 바디, 특히 매끈한 느낌과 다른 부재료가 혼합되어도 커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강한 커피여야 합니다.
2. 생두의 선택
블렌딩에 사용될 커피의 선택을 편리하게 위해서 생두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1) 첫번째 그룹은 신맛과 향이 조흔 그룹인데 같은 그룹이라 하더라도 신맛이 상큼한 신맛, 과일의 신맛, 톡 쏘는 신맛 등 조금씩 다르므로 선택에 주의해야 합니다.
2) 두 번째 그룹은 개성이 약한 생두로써 다른 생두들과 섞였을 때 잘 어울릴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브라질이 대표적입니다. 브라질을 베이스로 하여 다른 커피와 혼합하는 일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3) 세 번째 그룹은 바디가 강한 커피로 단맛을 표현할 수 있으며 애프터 테이스트를 강하시킬 수 있습니다.
3. 로스팅 정도 결정
선택된 커피별로 블렌딩 목적에 부합하는 포인트에 따라 로스팅을 합니다. 단종 커피의 최적 로스팅 정도와 블렌딩 했을 때의 적정한 로스팅 정도는 다를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4. 추출 및 평가
각 커피별로 로스팅을 하고 나면 배합 비율을 결정해야 하는데 미리 정하나 비율대로 혼합한 후 추출하여 각각의 맛과 향을 평가하여 최적의 비율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 비율을 결정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핸드 드립에 의한 추출보다 커핑을 통한 방법이 더 효과적입니다. 왜냐하면 핸드 드립은 기술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날 수 있으나 커핑은 시간도 덜 소요되며 맛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재조정
원래 목표했던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생두의 선택을 다시 하거나 로스팅 정도를 달리하는 등 내용에 변화를 준 후 다시 추출을 하여 최적의 조합을 찾아냅니다.
블렌딩 시 주의점
1) 블렌딩에 사용되는 커피의 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실제로 9종 블렌드 커피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회사도 있으나 사용하는 커피의 종류가 너무 많으면 제조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하게 되고 관리와 일정한 로스팅 등 어려움이 많아 현실적으로 6종이 넘지 않아야 하며 3~5가지 범위에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원산지 명칭을 딴 블렌딩, 즉 '콜롬비아 블렌드'와 같은 경우에는 명칭에 사용되는 커피를 적어도 30% 이상은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지나치게 특수한 커피를 블렌딩에 사용하면 지속적으로 생두를 구입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커피의 성격이 유사한 커피를 지나치게 중복해서 사용하는 것을 피합니다. 예를 들어 신맛을 강조하기 위해 이가체페와 코스타리카, 케냐만 사용하는 경우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블렌딩 방식
블렌딩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각 커피별로 로스팅을 한 후에 비율에 따라 블렌딩 하는 방법과 생두 상태에서 혼합한 후 동시에 로스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에 따라 각각의 장단점도 있습니다.
1. Post-roast blending (로스팅 후 블렌딩)
커피별로 각각 로스팅한 후 블렌딩 하는 방식으로 커피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으며 커피 특성에 차이가 많은 경우 적합한 방식이나 사용되는 커피 종류만큼 로스팅을 해야 하므로 작업이 어렵고 항상 일정한 로스팅을 해야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또한 블렌딩하고 난 후 단종 별로 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로스팅 정도가 달라 블렌딩 커피의 색상이 불균일 합니다. 최초의 적정한 블렌딩 비율을 결정할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2. Pre-roast blending (로스팅 전 블렌딩)
커피를 미리 정해 놓은 블렌딩 비율대로 생두 상태에서 혼합한 후 동시에 로스팅을 하는 방식으로 로스팅을 하는 동안 커피의 플레이버가 통일성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상 한번만 로스팅을 하므로 편리합니다. 또한 블렌딩 커피의 색상이 균일하고 재고 부담이 없으며 상대적으로 균일한 커피맛을 낼 수 있는 반면 커피의 특성에 차이가 많은 경우 적용이 어렵고 적당한 로스팅 정도를 결정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블렌딩의 예
현실적으로 블렌딩이 꼭 필요한 경우가 바로 에스프레소입니다. 왜냐하면 에스프레소는 하나의 추출 바법으로 한 가지 커피만을 사용해도 무방하나 에스프레소의 특성인 복합적인 맛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특성이 다른 여러 가지 커피를 블렌딩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택할 수 있는 생두의 종류가 굉장히 많은 것 같지만 생두의 안정적 공급 여부나 특정 생두의 가격 폭등에 따른 선택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블렌딩에 사용할 수 있는 생두의 가짓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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